부산 여행을 계획할 때, 부산의 오마카세를 가볼까 했다.
하지만 해운대 오마카세들은 가격이 너무 높거나, 예약이 어려웠다.
그래서 비록 오마카세까지는 아니지만,
그런 급의 맛있는 가게를 찾아보자 해서 찾은 곳이 있다.
해운대 이자카야 맛집 무니가 바로 그곳이다.
찾기 쉬운 골목에 위치한 무니는 2023년 3월 9일 기준,
네이버 평점 5.0점의 맛집으로 인정받고 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예약을 하고 갔지만
평일 저녁에는 굳이 예약을 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
가게에 들어서면 바 테이블이 보이는데,
안 쪽으로 들어가면 편하게 마주 보고 앉을 수 있는 좌석도 있다.
나름 일본의 느낌이 더 많이 나도록 인테리어 한 것 같았다.
처음 주문한 메뉴는 우니+사시미였다. 가격은 65,000원이다
참치와 연어, 참돔에 단새우, 그리고 나도 잘 모르는 회까지.
각각 세 점씩 있는데, 모두 숙성회였다.
회 위에 우니(성게알) 올리고 와사비만 툭 올려 먹으면
절대 입에서 녹일 수 없는 고급스럽고 찰진 맛이 났다.
그 맛을 제대로 음미하려고 하면 이미 녹고 없었다.
다음으로 주문한 음식은 무니의 시그니처 메뉴, 아보카도 명란프라이이다.
가격은 19,000원으로 꽤 비싼 편인데,
그도 그럴 것이 숙성 시간도 길기 때문인 것 같다.
맛은 명란보다는 아보카도의 향이 더 강하기 때문에
아보카도를 명란보다는 좋아하지 않는다면 추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명란보다 아보카도를 더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먹어보기 바란다.
고급스러운 숙성회에 아보카도에는 역시 부산의 술 좋은데이를 곁들였다.
항상 함께있는 그녀는 프리미어 멜츠였나 생맥주를 드셨다.
안주의 양이 가격에 비해 적은 편이라 우리는 메뉴를 추가할 수밖에 없었다.
음식이 남으면 술을 주문하고, 술이 남으면 음식을 주문하는 것이 당연지사 아니겠는가.
28,000원짜리 메로구이를 주문했는데 양이 많지는 않았다.
그래도 소금 살짝 올려서 먹으면 담백하고 정말 살살 녹았기에 후회는 없었다.
입을 만족시킨 멋진 식사를 마치고 거리로 나오니
귓속으로 가느다랗고 아름다운 소리가 들어왔다.
기타와 바이올린 소리와 함께하는 버스킹 공연이었다.
나도 노래 부르기를 참 좋아해서
거리를 걷다 만나는 버스킹은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그들의 노력과 내 귀의 만족감에 1,000원짜리 한 장이라도 넣어주는 편이다.
이날 들은 바이올린 소리는
내 두 귀와, 그녀의 두 귀를 모두 만족시켰기에 5,000원짜리 한 장 넣어주었다.
밤바다를 보며 맥주 한 잔을 하기 위해 바다로 해수욕장으로 나왔다.
입과 귀를 만족시킨 다음 눈을 만족시킨 셈이다.
덤으로 바다내음이 코까지 만족시켜 주었다.
해수욕장에서도 버스킹을 하고 계셨는데,
故김광석 님의 노래를 구슬피 부르고 계셨다.
개인적으로 젊은 나이지만 김광석 님의 노래를 좋아하고 자주 부르는 편이라
앞에 앉아 곡 신청도 하고 그녀와 함께 따라 부르기도 했다.
숙소로 다시 돌아가는 길에 올려다본 하늘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달을 보며 감탄하는 내 손에는 그녀의 손이 포개어져 있었다.
정말이지, 오감만족의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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