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14

주말의 기록을 일요일 저녁 남겨본다.

 

가장 먼저, 토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우리는 서둘러 충남 예산으로 내려갔다.

예산은 나의 아버지가 사시는 곳이다.

 

명절이면 차가 많이 막히기 때문에

차라리 명절 전 한 주 빨리 찾아뵈러 간 것이다.

 

가족이 될 여자친구와도 어김없이 함께 갔다.

 

나를 키워주고 사랑해주신 언제나 사랑하는 우리 할머니

 

가장 먼저 요양원에 계신 우리 할머니를 뵈러 갔다.

치매도 있으시고, 귀도 잘 들리지 않으시지만

나만큼은 기억해주며 여전히 나를 사랑해주고 계셨다.

또 그녀에게는 각시가 너무 이쁘다며 좋아해 주셨다.

 

점심 먹은 이후라 조금 졸려 보이셔서

얼마 안 있어 다음을 기약하고는 헤어졌다.

 

그리고는 아버지와 점심을 먹으러 갔다.

점심 메뉴는 짜장면으로 하자고 하시며,

자신이 아는 맛집이 있으니 자신의 차를 따라오라고 하셨다.

 

우리는 우리 차를 타고 아버지의 차를 따라갔다.

주변에 아무것도 일궈지지 않은 헛헛한 논밭을 수십 번 지나갔다.

 

중국집은커녕 음식점이라고는 하나도 보이지 않던 곳에서 아버지는 갑자기 우회전을 하셨다.

우리도 아버지를 따라 우회전을 했는데, 놀랍게도 간판도 없는 중국집이 하나 있었다.

 

이정도 분위기면 게임에서도 고레벨에 갈 수 있는 완전 어둠의 집약체 던전 분위기라며 아버지를 의심했다.

 

어찌 되었건 짜장면을 맛있고 배불리 먹고 아버지의 집으로 향했다.

이번에도 자신을 따라오라며 위풍당당 길을 나섰는데,

이게 길이 어떻게 생긴 건지 까마귀가 날아드는 길로만 가셨다.

 

집에 무사히 도착하여 이래저래 김치도 얻고

맛있는 회와 음식들을 먹으며 술도 한 잔 했다.

 

집으로 돌아갈 때 그녀가 운전하겠다며 내가 술을 편하게 먹도록 해주었다.

그렇게 나와 아버지는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 술을 마셨다..

 

그런 나를 그녀는 잘도 데리고 집에 왔다.

물론, 나도 취하지 않고 조수석에서 잠들지 않고 잘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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